2020년 11월 30일 오전 1시 39분.
나이 45살에 나를 기록하기 위해 미뤄두고 미뤄뒀던 블로그를 시작 했다.
어느덧 인생의 반을 살았고, 아마도 40년은 더 살아야 하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나 무너져 있었다.
이렇게는 잘해낼 자신이 없다. 아니 없어졌다.
18년의 직장생활도 잘해왔고, 여행,캠핑,스포츠를 즐기며 활기차게 살아왔고, 마라톤 풀코스를 수없이 완주하고 울트라산악 마라톤을 즐겨하며 성취감과 활력을 끊임없이 채웠다.와이프,딸 아이와 추억을 쌓으며
좋은 남편으로 좋은 아빠로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며 어깨 쫙 펴고 열심히 살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불면의 밤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최근들어 그 강도가 더 심해졌다.
5년전 회사업무가 잘못되어 6개월동안 불면증에 시달렸던 때 보다는 아니었지만 자꾸만 가라앉는 내 자신이 느껴졌다.
하루하루가 즐겁지 않았다.딸 아이와의 교감도 줄어 들었다.생활도 불규칙 해졌다.무력감이 하루를 지배했다.
난 마라톤과 산악마라톤 같은 강도높은 운동을 통해 항상 높은 텐션을 컨트롤 해 왔다.(산악마라톤은 나중에 한번 글을 쓸 예정이다.)하지만 이번엔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8월중순 강원도 홍천의 캠핑때 발목을 다쳐 2개월 동안
기브스를 하고 근 3개월을 운동을 하지 못해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렇게 무기력 해서는 안된다 라고 다시금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있었다.
딸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나 대화가 즐겁지 않았다.모든것이 건성 이었다. 딸아이도 건성으로 자기를 대하는 아빠를 느꼈던 모양이다. 항상 잠자리를 봐주고 좋은꿈 꾸고 사랑한다는 인사를 건네던 아빠에게 묵직하게 한마디 건냈다.
"아빠 변했어" 라며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들었다.
세상 하나뿐인 딸 아이에게 들었던 가장 슬픈 말이었다.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그날 밤 많은 생각을하며 눈물을 흘렸다. 딸 아이와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들, 내가 행복했던 수많은 순간들.
난 지금 무엇을 위해 사는가? 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깨달음을 얻기위해 몸 부림 치는 수도승 처럼 긴밤을 그렇게 보내고 며칠을 더 방황을 했나 보다.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와야 했다.다시한번 나를 돌아보기로 했다.
먼저 나를 기록하기로 했다. 나의 모든것을..
그 언젠가 또 다시 이런 날이 왔을때 신발끈을 다시 묶고 금방 뛰어갈수 있도록.
지금처럼 지쳐 쓰러져서 다시 일어서는데 한참 걸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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