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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맛집

태안 가족여행 3일차-건강한 연잎밥 /산장가든

by 열정의 마라토너 2022. 2. 28.

가족여행 3일 차

여행 마지막 3일 차 아침이다.
여행이지만 평상시 주말처럼 게으름을 피우며
한껏 여유 있게 일정을 준비한다.
바닷가 산책을 가자고 했지만 동물농장을 봐야 한다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혼자 객실을 나와 바로 앞 만리포 해변에서
바다내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머리와 심장과 폐를 청소해 본다.

짐 정리를 마치고 이제 여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출발한다.
원래 계획은 이 동네 음식인 게국지를
체험하려 했지만 호불호 극명하고
와이프와 딸아이의 입맛엔 영 당기지 않는 맛인지
메뉴 변경을 요청했다.
당황스럽다.
마지막에 식사를 변경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그래도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던터라
별일 아닌듯 플랜B를 알려줬다.

산장 가든



숙소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11:30부터 3:00까지만 영업을 하는 곳이다.
둘 중에 하나다 너무 맛있고
인기 있는 집이라 짧은 영업을 하거나
아는 사람만 오는 유니크한 곳이거나.
더군다나 여기는 도심이거나 유명한 식당촌도 아니다.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지간한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
식사하기가 어려운 곳이다.

11시에 도착하여 대기표에 작성을 했는데.
우리보다 일찍 온 팀이 7팀이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근처 사람들이
아닌 거의 다 외부 사람들이었다.
식재료 준비가 끝나고 입장이 시작되었다.
인원수에 맞춰 테이블 세팅을 되어 있었다.

연잎밥은 처음이라 긴가민가 하다.
딸아이의 나이를 물어본다.
고생학생부터 성인요금을 받고
중학생까지는 연잎밥 추가로 5천 원이 식사비용이다.
생각지 않게 저렴해진 식사가 되었다.
성인은 12,000원 중학생까지는 5천원
딸아이는 연잎밥 한번 맛보더니 입맛이 아닌 듯했다.
공깃밥을 요청했더니 김과 함께 주셨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래도 쉽지 않은 음식인가 보다.

모든 음식은 오전에 준비가 된 듯
따듯했고, 신선했고, 깨끗했다.
연잎밥은 찰밥이라 천천히 꼭꼭 오래 씹어야 했다.
간은 삼삼해서 세지 않고 담백했다.
간혹 사람들이 비빔밥으로 먹기 위해
양푼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린 음식 본연의 맛과 영양을
음미하며 맛있게 먹었다.



음식은 건강한 맛인데 이곳은 친절도 건강한 맛이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번잡하거나
시끄럽거나 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반찬이 비워지면 먼저 채워준다.
계속 리필되니 많이 드시라고만 한다.
그래서 여기요 저기요 하며 부르는 소리가 없다.
그래서 조용하다.
직원들은 자본주의 친절이 아니라
진짜 맛있게 드시라고 오로지 먹는 거에만
집중하시라는 듯
테이블을 예의 주시하며
스텔스처럼 조용히 빠르게 움직였다.

밑반찬 중에 가장 맛있던 건 도라지 무침이었다.
도라지의 특유의 쓴맛과 향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빨간색의 양념이 맵고 짠 거라는 선입견을
만들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도라지를 먹었다.

주말에만 그런 건지 항상 그런건지 모르지만
막걸리와 음료수는 서비스이니 얼마든지 먹으라고
손님들에게 강요했다.
개수에 관계없이 부담 없이 드시라고 하고
심지어 갈 때 가지고 가라고 얘기까지 해준다.
뭐지 이 따듯함은..
우린 그동안 자본주의에 찌든 식당만 다닌 건가..

평생 받아보기 어려운 서비스를  받으며
먹은 식사는 건강하고 기분 좋은 맛이었다.
앞으로 이런 서비스를 또 받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혹시나 일찍 도착해할 게 없다면 주변에
산책코스가 많으니 한 번쯤 걸어도 좋을 거 같다.
약수터까지는 왕복 15분 이면 충분하고
주변 산책길도 있어서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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