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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 딸 키우기

딸 아이의 친구

by 열정의 마라토너 2020. 12. 4.

초등학교 6학년의 외동딸이 있다. 인사 잘하고, 붙임성 좋아서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고 생각했다. 집에 오면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학원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 시시콜콜 얘기하고 다른 친구들의 얘기도 해 줄 정도로 아빠와 사이좋은 딸이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이상해 졌다. 아빠에게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아빠를 깨물고

대화를 이어가다 갑작스럽게 짜증을 내고 한숨을 쉬기 일수였다.

 

몇번의 주의를 주며 조심할 것을 얘기했지만 행동에는 변화가 없었다.

나의 훈육은 본인이 스스로 깨우칠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2년 전 속리산 법주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해서

108배를 배우고 그 108배를 훈육으로 대신하고 있다.

잘못된 행동이나 언행을 할경우 1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 108배를 시켰고, 잘못된 행동이 늘어나면 108배도 늘어났다.

 

그런데 이번은 좀 다른거 같았다. 그동안의 행동과는 너무 결이 틀렸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점심 식탁에서 요즈음 행동과 언행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안 하던 행동을 왜 하는지 왜 버릇없는 언행인지..

딸아이는 초경이어서 그런거 같다며 자세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보였다.

 

난 요즈음 들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닌다는 얘기를 했던 게 기억이 났다.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봤고

한 친구의 성향을 들을수 있었다. 그리고 실마리가 풀렸다.

그 친구는 친구들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행동을 하며 자기 위주로 교우관계를 만들었던 모양이다.

우리 딸은 그런 친구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상처를 받았던 상황이 자주 있었다고 한다.

짜증 내는 태도, 한숨 쉬는 태도 모두 그 친구에게 전파를 받은 것이다.

 

왜 그런 친구와 같이 노는지 얘기를 해 보았다.

활기차고 재밌는 친구라고 해서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과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다고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거 같았다. 하지만 친구는 어려움을 같이 하고 즐거움을 같이하고 서로 힘이 되어야 하는 사이이지, 누구를 무시하고

부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친구는 좋은 친구가 아니라고 얘기해 줬다.

 

딸 아이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자기 맘을 어떻게 다 아냐고 하며 기분이 풀리는 듯 보였다.

예전처럼 친구들을 사귀는게 싶지 않은 세상이다. 좋은 친구를 많이 만나서 험한 세상에 힘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딸아이의 교우관계에 더 이상 관여하며 안 되겠지만, 자꾸 신경이 쓰이는 건 딸 바보 아빠 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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